메뉴 건너뛰기

함께하는 부고인
  
함께하는 부고인
  

최영미의 어떤 시( 조선일보)

2021.01.26 15:18

황영호 조회 수:481

nter>

[최영미의 어떤 시]
 



낙타
최영미 시인·이미출판 대표

 

 

낙타 - 복사본 @.jpg

 

낙타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별과 달과 해와
모래만 보고 살다가,

 

돌아올 때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 하나 등에 업고 오겠노라고.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았는지도 모르는
가장 가엾은 사람 하나 골라
길동무 되어서.


-신경림 (1935- )

절창이다.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시.

 

어려운 말 하나 쓰지 않고
깊은 곳을 찌르는 언어.

 

어떤 경지에 오른 시인만이
그런 거룩한 살인을 할 수 있다.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8308 감사 [5] 최종봉 2024.01.27 60
18307 건강을 지키는 10계명 [4] 최종봉 2024.01.27 46
18306 산우회 신년모임 [10] 김동연 2024.01.26 101
18305 인플루언서 습격한 갈매기, 낚아챈 건 새우깡이 아니었다 [4] file 이태영 2024.01.24 95
18304 기관사가 전하는 한마디 [4] file 엄창섭 2024.01.23 136
18303 <Elson Park's Family History> - 박일선 편집 출간 [7] file 김동연 2024.01.21 98
18302 좋은 우정 (友情) [2] 심재범 2024.01.20 73
18301 ‘불 뿜는 두루미? 합성은 아니다’ [3] file 이태영 2024.01.20 93
18300 대한민국 1호 밴드의 탄생! 밴드 뮤지션 '김홍탁" [3] 김필규 2024.01.19 103
18299 일상에서 군인 헌신에 감사하는 풍토, 이것이 보훈이고 국방 [5] 엄창섭 2024.01.19 91
18298 홍춘미 동문의 따님 조경아 작가의 소설 "집 보는 남자" 소개 [3] file 김영송 2024.01.19 85
18297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제주도를 건축으로 해석한 방법 [5] 김동연 2024.01.18 56
18296 11회 동문 김영자의 따님 박혜원의 프랑스 예술기행2 [2] file 이은영 2024.01.16 103
18295 10년 뒤에도 졸업식이 존재할까 [3] 엄창섭 2024.01.14 86
18294 젊음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이다. [4] 최종봉 2024.01.14 42
18293 교복 입고 왔던 단골들, 마흔이 넘었네… [2] file 이태영 2024.01.14 94
18292 1월 17일 인사회 모임 [2] file 이태영 2024.01.13 84
18291 포스코센터와 송필 작품전 [8] 김동연 2024.01.12 93
18290 2024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위성생중계 [3] 최종봉 2024.01.12 33
18289 2023년 국제 뉴스 사진들 [1] 이태영 2024.01.07 118
18288 해병대 北에 두배로 되갚다. [6] 엄창섭 2024.01.07 107
18287 2024년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동영상 수정) [4] 최종봉 2024.01.07 39
18286 인사회 신년회 [13] file 김동연 2024.01.05 131
18285 별마당 도서관은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괜찮다. [3] file 이태영 2024.01.05 115
18284 미국에 가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8] file 박일선 2024.01.03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