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의 인연 ( 己貞 언니 ***)
2010.02.05 22:10
Key Biscayne Park (1/2010)
내가 일하는 병원 약국의 회의실에는 한 2년전부터 삼성이 만든 대형 Monitor가 벽에
걸려있다. 그걸 처음 보았을때 나는 얼마나 놀랐고, 자랑스러웠는지 모른다.
길에서 기아, 현대 자동차를 보게된것은 꽤 오래 되었지만 우리 병원에서
삼성 Monitor를 처음 만났을때의 느낌은 또 각별했다.
"우와~, 쌤~썽 (Samsung) Monitor가 들어왔네."
솔직히 내 살아 생전에 이런날이 올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으니 신이 나서 떠들었다.
저 Monitor를 누가 만든건지 아느냐고.
거기 삼성이라 써있고, 삼성은 하도 유명하니까 새삼스레 왜 묻느냐는 얼굴들이였다.
"그게 아니라 저 삼성의 사장이 바로 내 高校 동기 동창이다."
다들 놀라는 표정이였다. 그리고 늘 그렇듯 속으로는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Florida州 만한 정도로 그 크기가 형편없이 작은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런 대단한 사람이 어떻게 쟤 동창이 될수있단 말인가?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시원스럽게 넓어서 글씨가 잘 보이는 그 monitor 를 대할때마다 힘이 난다.
갑자기 I feel I am not alone.
여기서 藥에 대한 강의를 들을때는 화면 한번 쳐다 보고, 삼성 이름 한번 쳐다 보고.
내가 가장 무엇이나 잘해서 이런 날이 온것처럼 우쭐해지고, 더할수 없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된다.
마침 삼성의 故 이병철 회장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이야기가 나오니 나도 고마운 인사를 하고 싶다.
나의 작은 이모의 외아들, 그러니까 내 이종사촌 동생 박찬원은 평생 삼성에서 일을 했다.
찬원이는 내 바로 아래 동생 15회, 용한이와 같은 나이다.
지금은 은퇴를 했는지 정확한 지위는 모르겠으나 한때는 삼성 전자 사장도
지냈다고 한다.
지난 2003년에 만났을때 삼성에서 하는 무슨 화장품 회사로 갔다고 해서 농담반
진담반 Sample 좀 가져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Sample 件은 들은척도 않고 과자를 들고왔다.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다.
엄마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작은 이모는 갖 결혼한 새댁으로 찬원이와 그밑에
딸 찬주를 낳고는 육이오 사변때 이모부와 헤어졌다.
이모부가 그때 젊고, 똑똑하고, 배운 사람들은 거의 다 한번씩 혹했었다는
Marxism 에 빠진것이다.
육이오 사변이 나기 직전에 이모부는 서대문 형무소에 구금되어 있었다.
젊은 새댁이던 작은 이모는 곱게 자주색 모본단 치마 저고리를 입고, 등에
찬원이를 업고 우리집에 자주 들렀다.
엄마와 쉬쉬, 수근거리면서 방금 이모부 면회 다녀온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가 육이오 사변이 터졌고, 이모부는 끝내 행방불명이 되어버렸다 .
이때부터 작은 이모의 고달픈 삶이 시작되었다.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사글세 방에 살면서 삯바느질에 잔치집 일에 안해본 것이 없었다.
나는 곱고 젊은 이모가 너무 안됬어서 재혼하는것이 좋겠다고 한마디했다가 엄마에게
된통 꾸지람을 들었다. 양반집에서는 말이라도 그렇게 하는것이 아니라고 했다.
고등학교 시절, 일요일이면 찬원이는 우리 집에 자주 들렀다.
본래가 말도 없고, 신중한 그는 희죽 웃어 인사하고는 방에 들어 앉아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다.
점심때가 되면 아무거나 주는대로 먹고는 또 책을 보다가 슬그머니 가버리곤 했다.
그때는 너나 없이 살기 어려워 솔직히 우리는 이애를 살뜰하게 보살펴주지 못했다.
우리집은 형제 7명에 사변통에 고아가 되어 같이 사는 사촌 언니까지 아이들 8명이
북적거렸다. 내 친구 하나는 우리집이 고아원 같다고 했다.
대학 입시때가 되어 찬원이는 서울 어느 대학에 응시했으나 낙방을 했다.
그때 우리집 건넌방에 앉아서 이모가 낙심하는 찬원이를 온갖 말로 위로하던 일이
바로 어제 같다.
옛날부터 절에도 다니고, 점도 잘 보러 다녔던 이모는 그냥 아들을 달랬다.
네가 부족한탓이 아니라 그 학교는, 위치가 네 인연이 아니여서 그리된것이라고.
그때 우리 형제 세명이 이미 서울대를 무사 통과했던 나는 이모의 이런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학교 위치가 인연이 없다니? 공부가 부족하니까 그렇게 된거지, 뭐." 나는 한껏 오만했다.
이제 오랜 세월이 지나 나 자신이 엄마가 되고 나서야 나는 절실히 깨닫는다.
초등학교 문간에도 못가본 이모가 얼마나 똘똘한 엄마였는가를.
그때 나는 이모가 몹씨 가엽고, 딱했다.
남편 없이 고생하며 기르는 아이들이 학교라도 쑥쑥 들어가 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모는 수십년이 지난 요즘에 와서야 속을 털어 놓았다.
그때 찬원이가 낙방한것이 얼마나 서운했던지 육이오때 이모부와 영영
헤어지게 되었던것보다도 더 섭섭했다고.
찬원이는 이차로 성균관 대학을 들어 갔다.
졸업을 하고는 곧 삼성에 취직이 되었다.
너무나 다행한 일이라고 했는데 그애는 일요일에도 회사에 나간다고 했다.
회사에 일이 없으면 회사 정원의 풀이라도 뽑는다고 했다.
착실하고 과묵한 성격의 그는 차근 차근 기반을 닦아 상무로, 또 무엇으로
사장으로까지 승진을 했다.
이모는 그림도 그리는, 학교 선생님 며느리를 맞고 살림이 피였다.
출근하는 며느리 대신 온갖 살림살이를 도맡았다.
이미 손자 손녀 하나씩 있는데도 자기가 길러줄테니 더 낳으라고 성화였다.
언니는 이모만 더 고생일테니 괜한 소리 말라고 말렸단다.
절에는 더 열심히 다니며 아들의 앞날을 빌고, 식구들 신년 운수는 꼭 보러 다녔다.
그리고는 엄마에게 늘 말했단다.
자기는 아들 하나뿐이지만 남의 열 아들이 부럽지 않다고.
나는 가끔 찬원이의 어떤 성격이 삼성에서 성공을 하게 만들었나 생각해 본다.
어쩌면 알듯 하면서도 사실은 도무지 이해할수가 없었다.
이모는 뛰어난 사주 때문이라 하지만 내게는 점쟁이를 데려다 놓고 면접을 본다는
소문까지 그럴싸하게 들렸다.
어려서부터 많은 고생을 하며 살아온데다 본래의 과묵한 성격이 입사 면접 시험때
점수를 땄을꺼라 추측했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 삼성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읽고, 찬원에 대한 웹 싸이트를 찾아 보면서
많은 실마리가 풀린다.
-- 코리아나 화장품의 신임 박사장은 지난 1971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하여
제일제당 상무 이사까지 역임하였으며, 삼성그룹 회장 비서실, 삼성 자동차 마케팅 실장,
삼성 소비자 문화원장을 거쳐 지난 2000년부터는 삼성전자 서비스 대표이사 부사장겸
학교법인 성균관대학교 상임이사를 지낸 정통 삼성맨이다.
-- 유상옥 회장은 2003년 새로 영입한 코리아나 화장품의 박찬원 사장을
`국내 최고 그룹에서 소비재 마케팅을 이끌던 합리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지닌 리더`로
평가하며 "온화하면서도 강직한 성품의 신임 박찬원 사장을 중심으로 코리아나 사원
모두가 믿고 따라 지난 하반기부터 지속된 침체 국면을 전환,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박 사장에 대한 깊은 신뢰를 표현했다.
-- 그의 저서 "당신이 만들면 다릅니다. (It's you who make a difference.)" 속의 구절들.
영원히 잘 팔리는 제품은 없다. 고객은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고객만큼 변덕스럽고 싫증을 잘 내는 존재도 없다. 그러면서 고객은 현명해졌다.
무수한 제품의 홍수 속에서 고객들은 아는 것이 많아졌다.
고객에게 얼렁뚱땅 판매하려 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272쪽)
가격은 가장 심플하게 제품을 설명하는 수단이자 경쟁력의 원천이다.
경쟁 상품과 가장 단순하게 비교되는 것이 가격이기 때문이다.
----
품질과 가격이 부딪치는 건 늘 있는 일이다. 품질을 높이면 가격이 비싸져야 하고
가격을 낮추려면 품질 수준이 낮아져야 한다.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수준과 가격이 안 맞을때 마케터는 고민한다.
제값 받으면서 싸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성공의 요체다.
가격보다 높은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격 전략의 영원한 목표이다. (279쪽)
"기업은 사람이다" 라는 삼성에 찬원이가 일찍 발탁되어 한국 Marketing 의 개척자로 크게
자라난것은 전혀 우연이 아니다.
사람을 볼줄 아는 혜안 (慧眼)으로 삼성은 여기 또 하나의 수익성 높은 투자에 성공한것이다.
댓글 16
-
김승자
2010.02.05 22:10
-
김세환
2010.02.05 22:10
이신옥 후배님, 아름답고 따듯한 글이 네요.
이모님 인생은 누구나 한번 밖에 살수 없는
기회지만 모든 역경을 이겨내 보석처럼
찬란한 광채를 내고 있음니다.
우리는 그런 인류의 한식구 지요. 사랑해요. -
박성순
2010.02.05 22:10
이신옥 동문
감사합니다.
한숨에 내리 읽고 나니
그냥 눈시울이 잠시 적셔지네요
이모님....좋은 분
사대부고는 이렇군요..... -
이삼열
2010.02.05 22:10
소설같은 이야기군요. 그러나 민족분단의 아픔과 슬픔, 역경과 고난을
이기고, 자랑스런 역사를 만든 한국인들의 위대한 가족사중 하나입니다.
재미있고 진솔하게 가족사를 들려주신 동문님께 감사 드립니다. -
황영자
2010.02.05 22:10
신옥아
재미있게 읽었다.
난 고등하교시절 너희집에 놀러가면 항상 마루에서 놀던 쌍둥이같은 두 동생이 떠오른단다.
그리고 어머니는 바쁘게 살았다고 생각을 하지.
부지러하신어머니덕에 너희형제들이 모두 부고에 서울대학에 들어간게 아닐까? -
오세윤
2010.02.05 22:10
평소 조신한데다 새침떼기여서
별스럽지 않게 봤더니 대단한 집구석이군요.
다시 봐야겠습니다.
진정한 경제인, 성실한 인간상의 후배가 자랑스럽네요.
일 끝나면 기정씨를 어디 맛깔스러운 집으로 모셔
대신 대접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신옥
2010.02.05 22:10
여러 선배님들, 친절한 comment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도 제가 쓴것을 읽고 또 읽으면서 지금 90이라는 연세에 중풍으로 거의 4년째 누워 계신 이모가 불쌍해서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한가지 큰 오해가 있는것 같아요. 찬원이는 사대부고 졸업생이 아닙니다.
만약 우리 동창이였다면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벌써 크게 알려졌겠지요. 섭섭하시죠?
사람 팔자라는것이 人力으로는 어쩔수 없는것이 있어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되는 일이 있지요.
이 나이가 되어서야 불교에서 말하는 前生에 지어 놓은 福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믿어집니다.
저희는 형제 7명중에서 5명이 사대부고와 서울대를 나왔고 그중 2명이 마국유학까지 했지만 누구도 성균관 대학 출신의
찬원이 만큼 이루지 못했습니다. 물론 다들 웬만큼 똑똑하고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살아 왔지만.
선천적인 부드럽고 원만한 성격으로 찬원은 人和에 빼어 났고. 知恩 報恩의 道를 진작에 깨우쳤던것 같습니다.
언니네는 항상 바쁘고 분주해서 "너는 너네 집에 가서 놀아라." 할것 같아 언니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항상 망서립니다.
제가 올해들어 몇번 11회에 올린것도 언니는 찾아 읽지 못해서 이번엔 이름까지 달았어요.
날보고 13회 들어가는 User ID, Pass Word 알려 달라는데 우리는 읽는데는 비밀번호가 필요 없어요.
총동 www.snubugo.net 으로 가서 기별 Home Page 에서 13회 찾아 보면 됩니다. -
이기정
2010.02.05 22:10
11회에 들어와야 직성이 풀리는지??? 하여간 동생덕에 큰 대접 받게 생겼네요.
찬원은 은퇴후 대학에 강의를 나가고 있다. 지난 여름 이모 문병을 갔다가 그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형부와 같은 직장에 근무한 손홍씨가 그의 동창인데, 대전ADD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이름을 물으니
형부 이름이 기억이 안나 , 김태형실장이라고 아들 이름을 대서 모두 웃었다.
손홍씨는 형부가 10년간 투병생활을 할때에 친동생처럼 우리를 돌보아 주었다.
오늘 대전 관사에서 친하던 집 아들 결혼식이 있어 오랜만에 신탄진에 다녀왔다.
그 집 딸은 3월에 플로리다 키웨스트에서 중국인 신랑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나.
태종시 영향인지 신탄진에 아파트와 고층건물이 벌써 가득 들어섰더라. -
전준영
2010.02.05 22:10
인생을 살아 보니 새옹지마 항상 고생을 많이 할수록 비례하여 열심히 살면 언젠 가는 이루 워 진다는 진리를 고등학교 조회 시간마다 김영훈 교장 선생님 말씀이 갑자기 떠 올 르 는 군 요. 삼성전자가 이제는 세계 100대 기업에 안착하여 전 세계를 주 물 르 고 있으니 삼성전자에서 날고 뛰는 우리 나라 형제자매들 항상 노력하는 덕분이라 사료 됩니다. 거기에 수장이 부고13회 신옥 여사님의 동창이니 얼마나 뿌 듯 하 시 겠 습니까. 또한 사 춘 동생 찬원씨가 삼성전자를 이끌러 나가든 성공 우연은 아닌 듯 합니다. 성균관 대학은 우리 나라 600년 전통의 대학이며 삼성이 운영권을 행사하는 우리 나라 명문 대학이 랍니다. 삼성에 많이 입사한 답니다. 우리 아들 삼성전자 7년 근무할 때 성균관 박사 과정을 공부하면 삼성전자에서 지원해주는 산학협동이 된 답니다. 오늘 멋진 소설을 읽었답니다. 감사.
입춘대길, 건양다경 하시기를..... -
권오경
2010.02.05 22:10
신옥씨 술술~힘 안들이고 잘 읽었어요. 눈 핑게로 그냥 넘어갈 적이 많은데요..
기정아,
이번엔 봤네. 기정아..그래 못 읽고 넘어가는 것이 큰 도움이 되더구나. 좀 우습지만.ㅎㅎ.
전엔 너의 두터운 안경 알을 무심히 봤는데.. 이젠 내가 너를 이해하겠다(이삼년전부터). 아주많이고약해졌어. <보기. 읽기>하하... -
홍명자
2010.02.05 22:10
기정이 동생인지도 모르고 누가 우리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는 데 글을 잘 쓴다고 우연히도 동생 (홍경자 부고 13회 이대 영문과)과
이야기 하는 중에 동생과 동창이고 기정이의 동생이라는 것 을 알게 되었네요.
동생 말이 “언니 그 아이는 천재야”
기정아 너는 듣기 힘든 나의 딸 음악회에도 강의에도 조용히 늘 참석해 주고 게다가 편지까지,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단다. 그렇게
우수한 천재 동생이 있는 줄은 몰랐네. 하기야 내가 워낙 누구와도 교제가 없어서 아는 것 이 없다보니. -
이신옥
2010.02.05 22:10
홍명자 선배님, 반갑습니다. 홍경자 언니이신것, 약사로 바쁘게 사시는것 진작 알고, 보고 있었지요.
물가의 별장도 여기서 사진으로 보았는데요. 경자는 저도 서울서 약국하며 살것을 그랬다고 하더군요.
우리는 바쁘게 사는 약사라는 직업으로 통하는것이 있지요. 이제서야 조금 한가해 지신것 같네요.
저도 일을 조금 줄였고, 여기 사는것이 너무 적적해서 콤에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또 지나치게 조용한 우리 언니도 가끔 둥둥 뜨게 하려구요.
천재라니 어림도 없는 우수꽝스런 이야기입니다.
전에 읽어 보니 그댁 따님 김대환교수의 글 솜씨가 아주 뛰어 나더군요. Professional writer 라고 들었습니다.
우리 13회에 올라 왔을때 comment 한줄 쓰려다가 기회를 놓쳤습니다.
게다가 바이올린까지 계속하니 재주많은 따님을 두셨어요. 선배님도 애 많이 쓰셨고, 다복하십니다.
이제부터는 이렇게 다정한 많은 친구들과 슬슬 놀면서 재미있게 사시기 바랍니다.
권오경 선배님, 할렐루야입니다. 우리 언니가 드디어 저를 알아 보았네요.
그런데 눈이 그렇게 나빠지셨어요?
우리 언니는 옛날부터 그랬지만 전 눈이 너무 좋았어요. 눈 검사 할때마다 만점이였는데 여기 와서 나빠지데요.
지금 콤을 쓰는것이 제겐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콤이 없다면 진작에 은퇴했을지 모르는데 지금은 처방도, 참고 서적도
전부 콤으로 나오니 너무 편하고 재미도 있어요. 일이 팔자에 있는것 같아요.
그렇게 좋던 눈이 점점 잘 안보이게 되니까 오기가 나서 "눈에 보이는것만 보고 살겠다,"고 안경도 잘 안씁니다.
가끔 정 할수없어 확대경을 써서 잠간 들여다 볼때마다 십여년전부터 이렇게 살던 언니의 고충을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답답하니 안경 도수 올려 달라고 해도 시력은 안 나빠졌다고 하고, 백내장 수술은 아직 때가 아니라 하고 ...
눈물 구멍 두개 막고, 인조 눈물 넣고, 이런데 좋다는 한국서 온 선인장약 먹고 살고 있어요.
인사회에서 이번에 제가 좋아하는 찹쌀, 멥쌀 팥 시루떡까지 나누어 준다니 너무 부럽네요.
인사회에서 공부는 않고 커피만 축낸다는 우리 언니는 다 늦게 친구 복이 많다고 저는 부러워합니다.
엣날에는 언니는 집에 가만 있고 오히려 제가 친구들 만나느라 쏘다녔는데... -
이신옥
2010.02.05 22:10
전준영 선배님, 성균관 대학이 600년의 전통을 가졌다면 그 옛날의 "경학원" 시절까지 포함한것인가요?
사실은 언니도 저도 작은 증조 할아버지가 경학원에서 부제학으로 일하셔서 거기서 낳았거든요.
육이오 사변이 났을때도 우리는 명륜동 사거리에 살았어요. 우리 조카 하나도 사년 장학금을 받고 성균관대 약대를 다니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때는 성균관 대학이 별로 였지요.
"입춘대길" 을 아주 명필로 써서 대문에 붙쳐 놓으신것 보았습니다. 틀림없이 올해도 더 많은 복을 받으실겁니다.
저는 지난 양력 섣달 그믐날, 새해에는 좋은 氣가 많이 들어 오도록 집안 청소를 시작했으나 쑤시고 아파 곧 중단하고 걱정입니다.
음력으로 또 한번 기회가 오니 다시 해볼까 합니다.
새해 덕담해주신것 고맙고, 지난번 자랑스런 아드님 이야기도 잘 보고 읽었습니다. 부럽습니다. -
홍명자
2010.02.05 22:10
글을 읽어보고 경자의 한마디 정의 에 동감하고 있어.
우수한 후배가 미국에서 약사로서 일하는 것 자랑스럽고 한국에 오면 우리 시골집에서
경자보고 친구들과 함께 환영 파티를 해주라고 할게. 미국에는 너무 좋은 집들이 많아서
별것은 아니지만 다만 강가 바로 옆에 있어서 물을 보는 것이 좀 다르니까. 나는 아직도
바쁘게 살고 있지. 영원히 살 수 있는 것 처럼 계산을 못하고 사는 사람이야. -
김영종
2010.02.05 22:10
신옥 후배님 글은 벌써 읽고는 그냥 넘어 갖었는데요만
너무 글이 잔잔하고 좋아서 속으로 언니 닮아서 글도 잘쓰는군 하면
이 소리하면 섭섭하게 여길것 같고 또 언니는 개는 괜히 남의 집 들랑 거린다고
한마디 들으 실까봐서 참고 있었는데 ㅎㅎㅎ
원본이 좋아서 인지 달린 많은 꼬리글을 읽는 재미에 들어 왔다
읽은 흔적 남기고 갑니다
이번 인사회에 언니가 나왔으면 "개는" 하는 특유의 웃음을 들어 볼텐데
기다려 집니다 -
이신옥
2010.02.05 22:10
김승자 선배님, 김세환 선배님, 박성순 선배님, 이삼열 선배님, 이창식 선배님, 오세윤 선배님, 영자 언니,
그리고 김영종 선배님, 진작 개별적으로 인사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홍명자 선배님, 권오경 선배님을 만나 수다를 길게 하다가 기회를 놓쳤네요.
언니는 물론, 항상 선배님들 답글은 모두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선배님들은 한번 쓰고 지나가도 되지만 후배 입장에서는 일일히 인사를 해야하는데 늦었다고 나중에 선배님 쓰신것에
들어가서 인사를 할수도 없네요.
김영종 선배님은 지난번 신년 카드에 두번째 답글 쓰신것을 너무 늦게서야 보고 답을 봇했어요.
본래 성격때문에 글씨가 커진다는것 이해하지요. 저는 또 화가 나신줄 알았지요.
그날 들어가자마자 여자 선배님들이 친절하게 쵸코렛 먹으라하고, 공부를 조금 밖에 못했는데 점심시간이라고 끝이 났고.
언니까지 오늘 된장국이 너무 맛있다고 두그릇이나 집어오는데 전 애가 탔어요.
점심후에 또 공부하나 보다 기대했으나 그대로 끝나 버려서 많이 섭섭했지요.
제가 bugo USA site 에 들어가보니 선배님의 음악이 잔뜩 들어와 있더군요.
그런데 거기는 여기처럼 노래를 글에다 부칠수는 없는지 모르겠어요.
홍명자 선배님, 별장으로의 초청 감사합니다. 그렇잖아도 경자가 언제 같이 가보자고 하데요.
이삼열 선배님, 2006년에 빠리 유네스코 회관에 가 보았어요.
그이야기를 언제 올려서 언니도 볼수있게 할생각입니다. 폐가 될까봐 좀 망서리지요.
박성순 선배님, 보호자 이기정씨의 학생, 신옥이가 많이 컸지요?
제가 뽀샤시 같은것 할줄 몰라도 이만큼 콤으로 의사 소통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선배님이 찍으시는 사진을 유심히 보고, 구도 같은데서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찬원이와 선배님은 성격이 많이 닮은것 같습니다.
김승자 선배님, 쓰시는 글을 보면 전공이신 독일어는 물론, 영어도 Perfect 하십니다.
책도 많이 보시고 계속 공부하시나 봐요. 과연 존경스런 모범생, 선배님이십니다.
저는 요즘와서는 spelling 에 자신이 없어져서 Google 을 많이 씁니다. 아주 편리하고 좋아요.
오세윤 선배님, 소설같은 수필이 여기 올라오면 다 읽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 에서도 읽었구요.
눈이 나빠져서 수도 못 놓겠고, 본래 운동 신경없어 남처럼 피아노도 못 배우겠고, 그림은 소질도 없고.
그런데 항상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이야기가 있어 아뭏게나 쓰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굳이 또 가까운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어지니 과연 늙어가며 말 많아지는 케이스인가 봅니다.
김세환 선배님, 부인도 모시고 그렇게 자주 등산하시니 재미도 있고 건강하시겠어요.
여기는 너무 더워서 걷는것도 어렵고, 또 땡볕에 주름살 늘고, 피부암이 무섭고, Gym에 가자니 귀찮고...
등등의 핑계로 운동은 외면하고 삽니다. 그러나 운동을 꼭 하긴 해야한다고 생각하니 이것도 또 하나의 stress입니다.
북쪽에 아직도 그렇게 눈이 많이 오는것이 Global Warming 을 늦춰가는 구원책이라 느껴져 더욱 보기 좋습니다.
이창식 선배님, 감사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쌓였으니 가끔 뵙겠습니다.
영자언니, 지금은 개인 불로그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싶네요.
제가 쓴글과 사진과, 노래 다 모아서 일기장처럼 만들어 두고 싶어요.
옛날처럼 공책이 아니라 콤에 저장할수있는 편한 세상이 되었는데 지금도 주민등록번호가 필요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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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옥씨의 사촌동생이 그 중에 한분이군요.
우리 시삼촌께서도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삼성 전자에 기적을 일으킨 분이라고
박정희대통령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으셨지요.
이렇게 우리 주위에 일가들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일으키고 있는 장본인들이군요.
찬찬히 써 나가는 신옥씨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계속 재미있는 글 써서 보여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