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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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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ddy's Retirement

2010.01.12 23:24

이신옥 조회 수:148



Two Yellow Alamandas

지난 12/30/2009, 28년간 나와 같이 일해오던 藥師 Freddy 의 은퇴 파티가 있었다.
여태까지 한 80세쯤으로 알았는데 두세달전 쯤부터 사실은 그가 92세라는 사실이 밝혀 졌다.
이 사람은 유태인으로 결혼 한번 안했고, 자식도 없고, 藥局이 그냥 자기 생활의 전부인 사람이였다.
십여년전부터 arthritis 때문에 눈 하나가 안보여 그냥 한눈으로 버텨왔다.


그는 매일같이 달라지는 technology에 적응할수 없었고, 그냥 Technician이 가져오는 藥이 맞는건지 check하는 일만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藥도 bar code로 scan을 하게 되었으니 그는 하루아침에 無用之物이 되어 버린것이다.
저 위의 CEO가 언제까지라도 일하고 싶은만큼  있으라고 한것이 한 10년쯤 되었나?
하지만 이제  new technology and new management team에 의해 그 약속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지금 그는 순전히 他意로 은퇴를 하게 된것이다.


알고 보니 우리 병원 약국에서 일을 한지 39년이라고 한다.
내가 1981년에 들어갔을때 그는 이미 11년이나 된 베테란이였다.
그는 밤 자정이 넘어 집에 갔다가 다음날 아침 7시까지 나오는 힘드는 shift도 많이 했다.
자기 아들 뻘되는 고약한 유태인 副 藥局長 Gary가 만들어 놓는 schedule 대로
군소리없이 일을 했다.  또 젊은 엄마 약사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 자기가 힘들어도 바꾸어 주었다.


밤낮으로 일을하면서도 불평이 없으니 가끔 나를 그를 자세히 눈여겨 보았다.
그는 마치 禪하는 사람처럼 성질을 내는 법이 없었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성질을 안낼수가 없는 곳에서 항상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자니  잘못도 많았다.


   그 당장만 군소리 않고 고쳐 놓으니까 다음날 또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하긴 나처럼 화를 내고 고쳐 놓으나 그 처럼 조용하게 고쳐 놓으나 결과는 거의 마찬가지다.
그러고 보면 화내지 않고 그냥 고쳐 놓는것이 현명한 일이겠다.
You can not save the whole world. 




약국에는 또 하나 후레디의 아들 뻘되는 순 엉터리 유태인 약사 Joe가 있다.
후레디는 언젠가 이 엉터리와 일할때 딱 한번 내게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저 녀석하고 일할때는 자기 혈압이 올라간다고.
Gary 친구인 Joe는 일하는 책상위에 구두신은 두발을 올려놓고. 씨가를 피우며
열심히 일하는 이사람 저사람 품평하고.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남자다운 남자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옛날 군에 있을때 가 보았는데 몹씨 가난하고, 밭에는 거름을 뿌려서 냄새나고...
 
그는 잘 모르는것이 나오면 찾아 보거나 물어볼 생각은 않고 생각나는대로 아뭏게나 처리해 놓는다.  Nothing is too diffecult for him.
내가 그동안 뒤에서 얼마나 그의 作品을 고쳐야 했는지 그는 전혀 모른다.
그래도 게리 친구라 빽이 든든했다.



근처의 다른 작은 병원에서 잠깐 약국장을 지낸적이 있는 그는 자기는 藥局長깜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대학 졸업장, 약사증, 있는대로 다 걸어놓고 기회만 있으면
약국장 자리에 apply 했으나 그를 뽑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前生에 무슨 業으로 이따위 거지 발싸게 같은 사람들을 만나 같이 살아야 하는지?
이게 무슨 살기 좋다는 美國인가?  몹씨 힘들었다. 


어디서 슬쩍 지나친 冊 제목 "Ugly American"을 따서 그에게
"The Ugliest American (I have ever seen)" 이라고 이름 붙여 주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Bastard 라고 불렀다.


위 아래도 모르고 못된짓만 골라하는 이런 유태인들때문에 사람들은 농을 했다.
"Hitler did not finish his job."
事必歸正이라고 게리는 몇년전 아주 형편없는 여자 약사에게 밀려 쫒겨났다.


Joe는 지금 씨가는 커녕 보청기에, 의치를 해 넣었고, 살은 뚱뚱찌고...
꾸부정하게 걷는지가 십여년도 넘었다.
그야말로 이빨빠진 호랑이 꼴인데 생일이 12/15로 나하고 같다.
나 보다도 약국 사람들이 어떻게 영 다른 성격의 두사람 생일이 같을까 의아해한다.
죠가 나보다 두살이 어리다고 하면 더 어이없어 한다.
그는 지금 이사람 저사람 눈치보며 약국에 붙어 있으려고 애쓰는 가련한 신세다.


후레디의 은퇴를 위해 사람들은 돈을 모아 가디간 sweater, blanket, 책가게 선물권등을 마련했다. 나는 따로 무엇인가 하고 싶었다.
여기는 늦 가을같이 별로 춥지도 않은 겨울이 무척 짧다.
게다가 92세나 된 사람이 스웨터에 담요는 얼마나 쓰겠는가?
책도 도서관에 가면 얼마던지 있다. 
그보다 computer가 있으면 책 보다 읽기 쉽고, 소일꺼리가 잘 될것이다.
후레디 다음으로 제일 나이 많은 나는 무엇이 도움되는 선물인지 잘 알고 있다.


나는 며칠전 선물로 받은 Rum Cake, 하얀 빵떡 모자를 쓴 커다란 신고 배 하나,
치매 예방한다는 호두 한봉지, 그리고 마침 뒷뜰에서 나온 작은 바나나 세개를 쌌다.
다시 말해서 그에게는 먹을것 선물이 제일 값진것이라고 여겼다.
아침 출근길에 문득 또 한가지 idea가 떠 올라 그를 보자마자 물었다.
이제 일을 그만두면 무엇을 할것이냐고.
그는 정말 아무 요량이 없다는듯 힘없이 " I don't know."


나는 우리 원불교 교당의 禪과 요가를 권했다.
지금 벌써 많은 사람들이 週中에 와서 禪法會, 요가를 하고 있다.
교당은 밝고, 깨끗하고, 교무님은 지극정성이다.
그중에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법회에는 참석을 않는다.
원불교 교도가 꼭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지금껏 약국에 출근하듯 교당에 가서 禪을 하며 전혀 다른 世界에서 自己를 돌아보고
生死의 이치를 알아 본다는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후레디는 고맙다며 전화 번호와 주소를 물었다.


드디어 오후 두시 초코렛 케익과 치즈, 크랙커, 과일등 늘어놓고 파티가 벌어졌다.
저 앞에 앉아 있는 후레디는 갑자기 팍 늙어 보였다.
다음 차례는 나다.
Freddy overstayed his welcome. 나는 전혀 그럴 의사도 없거니와 체력도 딸린다.


 그러나 후레디때문에 내가 배운 교훈도 많다.
나는 禪을 권한것으로 그에게 아주 좋은 은퇴 선물을 주었다고 흡족했다.
지금껏 외롭게 살아온 그는 교당에서 새로운 삶에 눈뜨고, 많은 정신적인 위안을 얻을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그의 生의 마지막 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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