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연에게
2009.12.23 13:30
동연아 우리는 우리의 홈페이지가 있고 이해를 잘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지면이 있는 것이 참 좋다고 생각 한다.
나는 항상 이 세상 일 을 혼자 다 하는 것 처 럼 늘 바쁘게 산단다. 조그만 약국을 운영 하다 보니 아주 시시한 일부 터 환자를 대하는 중요한 일까지 하기 때문이다. 그 위에 같이 일하는 약사도 수시로 바뀌고 하여 사람 노릇을 못하고 살고 있단다.
아직은 나의 처지가 동창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지 못 하고 있는데 너와 영문과를 같이 졸업한 미자가 나의 약국을 왔 다가 우리의 홈페이지 주소를 아르켜 주고 필히 볼 것을 권해서 그것도 한참이나 후에야 보게 되었는데 그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너무 아름다운 시와 꽃과 자연과 새로운 정보, 그리고 친구들 소식 까지 접하게 되니 시간이 없는 가운데도 가능한 한 우리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평소에 복잡한 머리를 쉬고 간다. 지금 이 홈페이지가 잘 운영되도록 많은 동창 들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고 그 가운데서도 네 가 특별히 활약이 커서 너의 사진이나 음악을 다 즐겨 듣고 있으며 너의 사진 솜씨도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단다. 나도 최근에는 남의 것 을 보기만 하는 것이 미안해서 시간이 허락 하는 데 로 덧 글 이라도 쓰려고 노력 중이란다.
너희 남편은 내가 존경하는 분 중 한 분 이고 사회적으로 훌륭한 일을 하고 계시므로 나도 시간이 나면 너희 남편이 하시는 일에 동참할 생각이 있단다. 그리고 너희 남편께서 부산에서 해마다 모든 분야에 특출한 사람 5명에게 각각 1억 원 을 주는 경 암 학술상에 심사위원이시고 우리 남편도 그 재단과 관계가 있고 하여 올해도 그 상을 주는 시상식에 참여해서 인사를 드렸다. 또한 나도 제주도와는 인연이 있는데 사촌언니의 작은 호텔이 구제주 (제주서울호텔) 에 있어서 한 달에 한 번을 그 곳에 예배를 보러 가는데 아침 첫 비행기로 가서 Brunch를 먹고 예배만 보고 1시 또는 2시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오기 때문에 누구에게도 연락을 못하고 온단다. 그러므로 너와 직접은 못 만나지만 가까이 지내는 셈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대우 동창 사진 문제로 의견이 엇 갈렸다. 너의 말대로 가족의 자존심이 상하게 되는 사진 이라고 생각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가 아픈 모습은 좋아 보이기가 어렵지 않겠니. 그러니 네가 총대를 메고 말한 것 나는 이해를 하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 에게 때로는 그러한 보도가 도움이 될 수 도 있다는 생각에서 나의 의견을 쓴 것 이다.
마태복음 6장 3절에 성경말씀 처럼 “너는 구제 할 때 오른손이 하는 것 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 은밀한 중에 보시는 너의 아버지가 갚으시리라” 처 럼 너의 말대로 조용하게 돕는 것이 중요 하지만 요사 히 사정이 어려운 경우에 닥쳤을 때 글보다는 눈으로 직접 보는 보도를 해주면 좀더 절실한 감정이 생겨서 어려움을 닥친 사람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을 보고 나도 나의 의견 을 말한 것이다. 서로가 관점이 다른 것 뿐이니 말을 안 하고 품고 있는 것은 더욱 나쁘다고 생각 되므로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이해하자.
끝으로 우리 딸이 한국일보에 쓴 글을 소개하고 이 글이 우리의 이야기와는 합당하지 않지만 서로 오해가 없기를 바랄 뿐 이다.
사설 • 칼럼 [삶과 문화/7월 11일] 할말은 반드시 하라 김대환 바이올리니스트ㆍ 국민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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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대 교수
고인이 된 알반베르크 현악 사중주단의 비올리스트 토마스 카쿠스카는 더 많은 음악인들이 현악 사중주를 연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당위성으로 연주를 잘하든 못하든 인간으로서, 사회적 존재로서 현악 사중주의 연습과 연주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음악과 음색, 기량과 성격까지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좋은 연주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많은 시간과 정열을 쏟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개인이 돋보이는 독주를 우선시 하는 우리 교육 여건에서 여럿이 어울려 하모니를 완성하는 실내악은 뒷전일 수 밖에 없다.대학교 때 단짝 친구들과 그저 즐겁게 대충 악보를 익히는 수준으로 실내악을 접했던 나는 미국 유학 시절 고생스럽게 현악 사중주 활동을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학교에서 임의로 팀을 구성하여 주었는데, 그 중 첼로 파트를 맡은 미국 여학생이 리허설 때마다 한 마디도 넘어가는 법이 없이 다른 파트에 잔소리를 해댔다.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와 다른 동양인 학생은 차마 반박은 하지 못하고 씁쓸한 표정으로 '오케이' 라고 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학기 내내 '너나 잘하세요'를 외치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연주에도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었지만 왜 그리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었던지...몇 번을 꾹꾹 참다가 불만을 표출할 때면 그 동안 쌓였던 서운함 때문인지 실제보다 감정이 격앙되어 분위기가 어색해지곤 했다. 그렇게 속상하고 서먹한 한 학기를 보내면서 구성원들끼리 좀 더 가까워지고 서로에 대하여 잘 알게 되고 나니 비로서 그녀의 잔소리는 잘하고자 하는 의욕과 정열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바르톡을 공부하던 마지막 학기에는 서로에게 조언을 더 해 달라며 의욕을 불살랐던 기억이 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녀의 충고에 대해 첫 학기 때 왜 그리 옹졸했었나 창피하기도 하지만 겸손의 미덕만 강조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란 때문이려니 내 자신을 변명하고 싶다.지금 대학에서 실내악을 강의하면서 첫 시간에 늘 강조하는 것은 서로의 충고에 기분 나빠하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단점을 지적하는 충고를 들을 때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무대에 오르기 전 자신의 앞 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는 사실을 귀띔해 준 것처럼 고마운 일로 여기라고 말이다.그러나 말이 쉽지, 외국 사람들이라고 단점을 지적하는 충고에 익숙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실제로 유명한 현악 사중주단 가운데는 리허설을 하다 싸우고는 비행기를 따로 타고 가서 연주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그런 점에서 고령으로 인한 단 한 번의 멤버교체를 제외하고는 같은 멤버로 45년을 활동하다가 금년 가을 은퇴하는 과르네리 사중주단은 정말 경이롭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은 리더가 아니라 한 구성원일 뿐이라고 하는 제 1 바이올린 주자 스타인하르트의 역할도 중요했겠지만 모든 팀원의 이해와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이다.그들은 자신들의 롱런 비결에 대해 몇 가지를 이야기했는데 우리의 사회생활에서도 꼭 필요한 지침 같다. '유머 감각을 유지하라' '동료에게 배운다는 자세를 가져라' 등의 여러 가지 수긍이 가는 지침들이다. 특히 나의 경험상 가장 와 닿았던 것은 '기분 나쁘지 않게 비판하는 것을 연구하라'와, 표현하지 않고 쌓아둘 경우 불필요하게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할말은 반드시 하라'이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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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2009.12.2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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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길
2009.12.23 13:30
홍명자님은 선우정수님의 가까운 친구로 제가 알고 잇읍니다.
따님이 훌륭한 음악인이라 여러번 얘기 들었읍니다. 년말 년시라
인사드립니다. 그리고 김동연님도 안녕하신지요? 제가 책임감당을 잘
못해서 2009년도 이렇게 빈말로 인사만 드립니다. 두분가정에
새해에도 사랑과 은총이 넘치기를 소원합니다. 또 대화의 내용도
읽어보니 제가 평소에 많이 이야기하는 오해가 사람 잡는다는 것인데
두분이 만나셔서 그야말로 실컷 이야기 꽃을 피우시는것이 좋을 듯합니다. -
홍명자
2009.12.23 13:30
동연아 네가 서울에 와 있다니 만나서 차 한잔 하고 싶다만 크리스마스 때가 되어 호텔에 행사가 많아서 자리 비우기가 어렵 구나.
네가 가벼웁게 지나갔다면 정말 다행이다. 나는 늘 바쁘다 보니 거의 모든 것을 쉽게 잊어버린다. 게다가 이것은 대단한 일도 아니
었으니까. 네가 걱정이 되어 이 글을 올리게 되었으나 네 말대로 메일로 보낼걸. 생각이 거기까지 가지 못하였다.
김영길 동창의 충고에 감사하고, 앞으로도 우리 홈페이지에서 서로의 의견을 기탄 없이 이야기 하자. -
연흥숙
2009.12.23 13:30
명자야 동연아 어쩌면 두친구가 이렇게 성숙되게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지
정말 자랑스런 사대부고 동기생들이라고 자부하고 싶다. 명자야, 바쁜 중에 웹에 올리는 것도
배우고 음악도 아주 잘 선정했네. 그리고 글도 조심스럽게 썼어. 동연이도 이런 너를 칭찬해
준 점이 아주 좋았어. 이제 부터 4분이 아주 친한 사이가 될것 같다. 좋은 시간 만들기 바래. -
하기용
2009.12.23 13:30
* 영길아, 2010년에는 멋진 < 김 영 길 > 박사 컬럼을 기대한다.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 -
황영자
2009.12.23 13:30
참 우리 홈피는 좋은 홈피라고 난 늘 생각하고 있다.
자기의 의사를 확실하게 말한 명자도
거기에 댓글로 한 동연이도 모두 똑소리나는 우리친구들이다.
명자야 아주 잘했어 메일로 보내면 너희둘만 알지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 않니?
요사이 내가 좀 바빠 이것저것 보지 않고 건성으로 들어왔다가 나가
분명 이대우 사진을 못 보았는데 싶어
열심히 하기용씨 것을 열어 보았단다.
결국 지우고 다른 사진 올렸다는 것을 보았지.
그래 남의 흉어물은 감추어 주고 좋은 것만 올리는 우리 홈피가 되었으면 한단다.
댓글에도 꼬아스지말고 칭찬해주는 긍정적인 글들이 많이 올라오기를 바란단다.
동연이 연말 모임 가지려고 올라왔나 보구나.
바쁜 때가 아니면 한번 만나도 좋은데.
나도 유명 인사가 되어???????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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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네가 카드 올린것 축하한다. 시작하니까 아주 적극적으로 나오는구나.
이런글은 내게 이메일로 보내도 되지 않았을까 싶네.
나는 네 의견을 듣고 아주 가볍게 넘어갔는데 - 물론 댓글에 내의견을 분명히 밝혀서 너에게 내마음도 전했는데 -
무슨 대문짝만한 해명글을 올렸니?
나도 남편에게서 부산에서 너희내외 만났다는 말 듣고 웃고 반가워 했어.
언제 한번 만나서 실컷 이야기하자.
네가 모르는 사실 한마디 공개할까? 하기용씨와 나는 이메일을 주고 받는 사이야.
서로 충고도 허물없이 하는 사이라는 걸 알면 가볍게 넘어갈거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