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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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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3월 미 8군사령관 밴플리트 대장의 부인은 아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편지를 받았다. “사랑하는 어머니, 이 편지는 사랑하는 군인의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눈물이 편지를 적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는 한국전에 참여하기 위해 비행훈련을 받았습니다. 저는 B-26 폭격기를 조종할 것입니다.저의 앞에는 폭격수, 옆에는 항법사, 후미에는 기관총 사수가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야간폭격을 할 것입니다. 아버님께서는 한국인들이 두려움 없이 살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드디어 미력한 힘이나마 보탤 시기가 온 것 같습니다.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십시오. 그 대신 미국이 위급한 상황에서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소집된 나의 승무원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은 조국이 언제나 저에게 부여한 의무와 책임입니다….

미 육사를 졸업한 후 공군에 다시 들어가 폭격기 조종사가 된 밴플리트 대장의 아들 밴플리트 2세 중위는 이렇게 아버지를 따라 6·25전쟁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4월 4일 압록강 남쪽 순천지역에 단독 출격해 임무를 수행하던 중 대공포화에 맞아 장렬하게 숨지고 만다. 아들의 소식을 보고받은 밴플리트 장군은 실종된 지역의 지도를 한동안 응시했지만 그의 모습에는 흐트러짐이 없었다.

그는 아들의 수색작전에 도를 넘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며칠 뒤에는 “그 정도면 충분하다”며 구출작전을 중지하도록 명령했다. 그해 부활절을 맞은 밴플리트 장군은 한국전선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군인가족들에게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저는 모든 부모님들이 저와 같은 심정이라고 믿습니다. 우리의 아들들은 나라에 대한 봉사를 다하고 있습니다. 신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이웃을 위해 자신의 삶을 내놓은 사람보다 위대한 사랑은 없을 것입니다.”

6·25전쟁 당시 142명의 미군 장성 아들들이 참전해 이 중 35명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 밴플리트 2세는 그중 한 명이다. 그는 한국에 오지 않아도 됐지만 군인의 의무와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는 결심 하나만으로 아버지에게 알리지도 않고 참전했다. 그가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에서 다짐한 군인으로서의 의무와 책임, 그리고 한국인이 공산주의로부터 두려움 없이 살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아버지의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다.

아들과 더불어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에 6·25전쟁을 지휘했던 밴플리트 대장은 국가에 대한 의무와 봉사정신에 투철했고,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했으며 한국을 너무나 사랑했다. 이런 밴플리트 장군의 리더십에 대해 우리 국민은 신뢰를 보냈고, 그가 귀국할 때 서울 시민의 3분의 1이 광화문에 운집해 뜨겁게 환송했다.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 6·25가 또다시 다가온다.

국립묘지에는 59년 전 의무와 책임을 다하기 위해 희생된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있다. 그리고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부산의 유엔묘지에도 해외 참전용사들의 영령이 코리아의 하늘 아래에서 6·25를 맞이하고 있다. 이분들이야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행동으로 실천한 진정한 군인들이다.더불어 아버지는 미국의 명장으로, 아들은 전도유망한 장교로서 한국에서 밴플리트 장군 부자가 발휘했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6·25전쟁 59주년을 앞둔 우리에게 또 다른 감명과 교훈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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