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함께하는 부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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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寄生蟲, 妓生蟲) 유감(끝)
2020.02.22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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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살아계실 때에 마지막으로 본 것이 미국 유학 중이었다. 돌아가실 것만 같으니 살아계실 때에 보고 가라고 해서 급히 귀국하여, 나을 동안 어머니 곁에 있다가 박사논문을 마무리 짓고 금방 오겠다며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봉천동 언덕길을 내려가는데, 배웅하러 나오신 어머니를 뒤돌아보며 ‘금방 와요. 들어가세요.’라며 소리쳤는데, 꾸부정한 모습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흔드시는 손짓이 ‘나도 좀 데려가라’는 듯한 모습이었다. ‘울컥’해지는 목젖의 침을 삼키며, 이를 악물고 돌아섰다.
지금 이 글을 쓰며 울먹여지는 입안을 커피로 씻어내며 봉천동 2층 집을 가느스름한 눈으로 그려본다. 다 집사람이 남매를 키우며 장만한 집이다. 이 집 사람의 손목 한 번 잡지 않은 상태에서, 내가 妓生蟲임을 밝혔는데도, 자신은 운명적으로 ‘묘목을 키워내야 하는 사람’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며, 장인·장모님에게 나의 출생배경만은 묵비권을 행사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제일 감동스러운 부분은 박문태님 부인의
자신은 운명적으로 '묘목을 키워내야 하는 사람' 이라면서 박문태님을 선택하는 대목입니다.
이젠 출생 때문에 받은 상처는 아물 때도 되었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