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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코로나 답답증

 

박은호 논설위원

 

영어 속어를 모은 인터넷 사전을 보니
아주 불운한 사람을 Covid-38’이라고 부른다.
코로나의 공식 명칭(Covid-19)에서 따온 말로, 코로나에

두 번 걸릴만큼 운이 나쁘다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동안 갑자기 몸이 불어난
‘확찐자’에게 해당하는 말은 ‘Covid-20’이다.
운동을 못해 20파운드(9kg)나 늘었다는 말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 돌아다니거나
제멋대로 행동하는 멍청이(idiot)는 ‘코비디어트’란다.

한국에선 ‘산스장’ ‘공스장’이란 신조어가 등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헬스장을 못가니 운동 기구가 비치된 산이나
공원을 찾아 운동 욕구를 푼다는 것이다.
재택근무 덕에 하루 세끼 챙겨줘야 하는 ‘삼식이’ 남편,
등교 안 하는 자녀에게 돌아서면 밥을 줘야 한다는 뜻의 ‘돌밥돌밥’,
집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族)’ 등도 유행어에 올랐다.



익살과 해학이 담긴 신조어는 코로나 사태를 견디는데 작은 위로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익살만으로 버텨내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게 변해가고 있다.
수도권에서 밤 9시 이후 영업 금지 조치가 또 연장되자
자영업자들은 “이제 정말 더는 못 버티겠다”고 비명을 지른다.
급기야 두 칸 작은 방을 세 얻어 ‘노래방’ 영업을 하던
60대 자매가 “살아가기 힘들다며”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졌다.
“건드리면 터질 것 같다”며
인내심의 한계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절망과 분노, 울분은 결국은 백신이 개발돼야 해소된다.
백신 개발에는 보통 8~10년 걸린다.
가장 빨리 개발됐다는 볼거리 백신은 4년 만에 나왔고,
수두 백신은 34년 걸렸다.
에이즈는 40년이 다 돼가도 아직 백신이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올 11월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선거용일 수 있지만 “코로나 백신 개발 속도가
과거보단 훨씬 빠른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언젠가 터널 끝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은 고통을 이기는 힘이 된다.
그러나 백신 개발만 기다리기엔 지금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
무증상까지 포함한 코로나 감염자는 실제 확진자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 8개월 동안 정부는
신속 검사, 집단검사 운운 하면서도 국민 몇%에서 항체가
형성됐는지조차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
코로나와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온 국민의 인내심은
폭발 임계치를 향하고 있다.
‘내가 코로나에 걸렸나’ ‘혹시 항체는 형성돼 있나’ 하는
국민 답답증만이라도 먼저 풀어주었으면 한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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